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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탈락 '에이스'김민석의 반전,日오픈탁구 4강

2013.11.13 Hit : 4269

'남자탁구 에이스' 김민석(21·KGC인삼공사·세계랭킹 42위)의 오기가 발동했다. 부산아시아탁구선수권 대표 탈락의 아픔을 딛고 오픈대회 단식 최고성적을 기록했다. 기분좋은 부활을 알렸다.

김민석은 22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펼쳐진 국제탁구연맹(ITTF) 일본오픈 슈퍼시리즈 남자단식 4강에 올랐다. 준결승에서 중국 신예 에이스 쉬첸하오(18)와 풀세트 접전 끝에 3대4(13-11, 11-8, 9-11, 11-13, 11-8, 5-11, 12-14)로 패했지만, 박빙의 경기력으로 에이스의 부활을 알렸다.


이번 대회 장지커 마롱 등 중국의 톱랭커들은 출전하지 않았지만 왕리친, 하오솨이 등 10위권 전후의 중국 에이스들과, 미즈타니 준 등 일본 톱랭커들은 모두 나섰다. 김민석의 준결승 상대인 쉬첸하오는 8강에서 세계 9위 왕리친을 4대2로 꺾고 올라온 중국의 차세대 에이스다. 김민석은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하며 결승행 기대를 부풀렸다. 먼저 2세트를 따낸 후 2세트를 내줬다. 5-6세트를 서로 주고받았다. 세트스코어 3-3, 마지막 7세트는 그야말로 대혈투였다. 김민석이 3-0으로 앞서나가다 3점을 내리 내줬다. 이후 7-7, 8-8, 9-9, 10-10, 11-11, 12-12까지 6차례 듀스 랠리가 이어졌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12-14로 아깝게 패했지만, 만리장성에 결코 밀리지 않는 명승부를 선보였다.

개인적으로도 의미있는 성과다. 단식 4강은 2009년 이후 김민석의 오픈대회 최고 성적이다. 2011년 스페인오픈, 코리아오픈, 지난해 쿠웨이트오픈 등에서 8강에 오른 적은 있지만 4강은 처음이다. 특유의 포핸드 드라이브, 백핸드 톱스핀이 위력을 되찾았다. 질기게 승부하는 투혼을 보여줬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슬럼프 탈출을 알렸다.

2011년 로테르담세계선수권 남자복식 동메달리스트인 김민석은 지난해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지난 3월 파리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치러진 대표선발전 직전 발꿈치 티눈수술을 했다. 자신을 괴롭혀온 고질병을 깔끔하게 털고 가려던 생각이었다. 그러나 욕심을 낸 이 수술이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세계선수권 선발전에 나서지 못했다. 협회 추천전형으로 파리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6월 중순 토너먼트 형식으로 치러진 부산아시아선수권 대표선발전에서도 부진했다. 김민석은 탁구인들이 이구동성, 차세대 선수 중 최고라고 손꼽는 에이스다. 기술면에서 만리장성을 넘을 수 있는 유일무이한 카드로 기대를 모아왔다. 그랬던 김민석이 '나홀로' 탈락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이상수 정영식 서현덕 등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경쟁해온 '절친' 라이벌들이 모두 실력으로 아시아선수권 티켓을 따냈다.

김민석에 대한 애정과 기대를 감추지 않는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은 눈물을 머금고 '읍참마속'을 결정했다. 런던올림픽, 세계선수권에서 김민석을 P카드, 추천전형으로 잇달아 발탁했다. 재능있는 애제자의 발전에 '추천'은 더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민석 대신 김동현(에쓰오일), 김정우(농심)가 추천으로 발탁됐다.

김민석은 이를 악물었다. 아시아선수권을 앞두고 대표팀이 태릉에서 훈련하는 동안, 형처럼 믿고 의지하는 소속팀 이상준 KGC인삼공사 코치와 함께 일본오픈에 출전했다. 64강에서 대만 우치치, 32강에서 러시아 알렉세이 스미노프를 꺾었다. 16강에서 세계 13위 하오솨이(중국)를 4대0으로 돌려세운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4번 시드 중국 에이스를 완벽하게 압도한 경기력에 ITTF 공식 사이트도 찬사를 보냈다. 8강에서 홈팀 일본의 모리조노 마사타카를 4대2로 꺾고 또박또박 4강까지 올랐다. 첫 국가대표 탈락의 시련을 딛고 자신의 오픈대회 단식 최고 성적을 이뤄냈다. 존재감을 드러냈다. 에이스는 살아있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제공 : 스포츠 조선]